출제와 시험지 제작·2026-08-30·읽는 데 약 6분
시험을 내고 나면 늘 같은 소리를 듣는다. 너무 쉬웠다,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적당한 난이도」라는 건 없다. 이 시험으로 무엇을 알고 싶은지에 따라 적당한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크게 두 종류다. 「배운 것을 아는지」를 보는 시험과 「누가 더 잘하는지」를 가리는 시험.
앞의 것은 성취도 확인이다. 목표는 반 대부분이 대부분을 맞히는 것이고, 평균이 85점쯤 나오는 게 정상이다. 여기서 평균 60점이 나왔다면 아이들이 못한 게 아니라 안 가르친 것을 물었을 가능성이 높다.
뒤의 것은 변별이다. 등수를 매기거나 상위권을 가려야 한다면 점수가 흩어져야 한다. 다 맞히는 시험은 아무것도 안 알려 준다.
이 둘을 한 시험으로 하려니까 매번 어그러진다. 단원평가에 변별용 문항을 섞으면 「배운 걸 아는 아이」가 억울해지고, 선발 시험을 성취도처럼 내면 변별이 안 된다.
배운 것을 확인하는 시험이라면 배분은 이렇게 잡는 편이 무난하다.
| 난이도 | 비중 | 성격 |
|---|---|---|
| 쉬움 | 60% | 수업에서 다룬 것을 그대로 묻는다 |
| 보통 | 30% | 같은 개념을 조금 다른 상황에 쓴다 |
| 어려움 | 10% | 두 개념을 엮거나 한 단계를 더 요구한다 |
평균 80점대를 겨냥한 배분. 어려운 문항은 변별이 아니라 「더 갈 아이」를 위한 자리다.
등수를 가려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때 필요한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점수가 흩어지는 문제다.
아무도 못 맞히는 문제는 변별에 도움이 안 된다. 모두가 틀리면 그 문항은 없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모두가 맞히는 문제도 변별에는 기여하지 않는다.
정답률이 40~70퍼센트쯤 되는 문항이 가장 많은 정보를 준다. 어려운 문항을 넣더라도 이 구간을 노려야 하고, 정답률 10퍼센트짜리는 한두 개면 충분하다.
난이도를 올리는 방법도 중요하다.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어 어렵게 하는 것은 나쁜 방법이다. 그러면 실력이 아니라 집중력과 시간을 재게 된다.
같은 「어려운 문제」라도 무엇을 어렵게 했는지가 다르다.
같은 문항이라도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달라진다.
첫 문제가 어려우면 그 뒤가 전부 무너진다. 아이가 시간을 거기서 다 쓰거나, 「오늘 시험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위축된다.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건 배려가 아니라 정확한 측정을 위한 조치다.
어려운 문항을 맨 뒤에 몰아 두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시간이 모자란 아이는 그 문항들을 아예 못 보게 되는데, 그러면 「어려워서 틀린 것」과 「못 봐서 틀린 것」이 섞인다.
중간중간 배치하고, 배점으로 차이를 두는 편이 낫다.
시험을 치고 나면 문항별 정답률이 남는다. 이게 다음 시험의 재료다.
내가 「보통」이라고 생각하고 낸 문항의 정답률이 30퍼센트였다면, 내 감각과 아이들의 실제가 어긋나 있는 것이다. 몇 번 쌓이면 그 어긋남의 방향이 보인다.
문항을 버리지 않고 정답률과 함께 모아 두면, 다음에 「정답률 50퍼센트대 문항 세 개」처럼 고를 수 있게 된다. 난이도를 감이 아니라 기록으로 정하는 셈이다.
적당한 난이도는 없고, 목적에 맞는 난이도가 있다. 성취도를 볼 것인지 변별을 할 것인지부터 정하면 배분은 따라 나온다.
그리고 어렵게 만들 때는 무엇을 어렵게 하는지 보자. 계산량과 문장 길이로 올린 난이도는 실력이 아닌 것을 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