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지도·2026-08-28·읽는 데 약 5분
「곱셈과 나눗셈을 먼저, 덧셈과 뺄셈을 나중에, 괄호가 있으면 괄호부터.」 아이들이 외우는 문장이다. 외우기는 쉬운데 막상 12 + 3 × 4 − 6 ÷ 2 앞에 서면 손이 안 나간다. 규칙을 아는 것과 순서를 짚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규칙이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둘이다. 곱셈·나눗셈이 덧셈·뺄셈보다 먼저이고, 같은 급이면 왼쪽부터.
두 번째를 빠뜨리는 아이가 많다. 24 ÷ 4 × 2를 보고 곱셈을 먼저 해서 24 ÷ 8 = 3이라고 한다. 나눗셈과 곱셈은 같은 급이라 왼쪽부터, 즉 6 × 2 = 12가 맞다.
뺄셈도 마찬가지다. 20 − 8 − 5는 왼쪽부터 해야 7이 나온다. 뒤부터 하면 17이 된다. 덧셈만 있을 때는 순서가 상관없어서 아이가 방심하다가 뺄셈이 끼면 틀린다.
12 + (3 × 4)를 보자. 괄호를 지워도 곱셈이 먼저라 답이 같다. 이 문제는 괄호를 묻는 것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문제는 채점이 무의미해진다는 것이다. 괄호를 무시하고 푸는 아이도 정답을 쓰니, 그 아이가 괄호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다.
괄호 문제를 만들 때는 괄호를 지웠을 때 답이 달라지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달라지지 않으면 그 괄호는 장식이다.
(12 + 3) × 4는 다르다. 괄호를 지우면 12 + 12 = 24, 괄호가 있으면 15 × 4 = 60. 이런 문제라야 아이가 괄호를 이해했는지 알 수 있다.
반대 방향의 함정도 있다. (3 − 3) × 7 같은 문제다.
괄호 안이 0이니 뒤는 볼 필요가 없다. 아이는 순서를 따진 게 아니라 0을 발견한 것이다. 계산을 안 하고 답을 적는다는 점에서 이것도 시시한 문제다.
(5 ÷ 5) + 8도 같은 종류다. 괄호 안이 1이 되어 사실상 1 + 8이 된다. 두 단계짜리 문제를 냈는데 한 단계짜리가 된 셈이다.
혼합 계산 문제를 뽑을 때는 중간 결과가 0이나 1이 되지 않는지도 봐야 한다.
아이가 「왜요?」라고 물으면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사실 이건 자연법칙이 아니라 약속이다. 다만 이유 없는 약속은 아니다.
2 + 3 × 4를 「사탕 2개가 있고, 4명에게 3개씩 더 준다」로 읽어 보자. 3 × 4가 한 덩어리로 묶여야 말이 된다. 곱셈은 「몇 개씩 몇 묶음」이라 그 자체로 한 덩이인데, 덧셈은 그 덩이들을 잇는 일이다.
이렇게 상황으로 한 번 보여 주면 아이가 규칙을 덜 억울해한다. 그리고 괄호가 왜 필요한지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 덩이를 다르게 묶고 싶을 때 쓰는 표시다.
혼합 계산은 단계가 늘어날수록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어느 자리에 어떤 연산이 오느냐로 어려워진다.
이 넷을 한 장에 다 섞으면 아이는 매 문제마다 다른 것을 요구받는다. 한 장에는 한두 가지만 두고, 익은 뒤에 섞는 것이 순서다.
혼합 계산은 계산이 아니라 읽기에 가깝다. 식을 보고 어디부터 묶을지 정하는 연습이다.
문제를 만들 때는 괄호가 실제로 일을 하는지, 중간 결과가 0이나 1로 무너지지 않는지만 확인해도 절반은 걸러진다.